가끔 가난은 사람을 주눅들게 한다. ‘가난은 조금 불편한 것이지 부끄러운 게 아니다’ 라는 말로 위안을 삼아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없음’으로 인해 나 자신이 초라해지거나 주눅들었던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는.....” 으로 시작되는 부모 세대의 가난에 대한 이야기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는 ‘가난했던 민족’이기 때문에 가난에 대한 정서와 아픈 기억들을 몸속 DNA처럼 가지고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아픈 이들의 이야기, 힘든 사람들의 삶을 외면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월사금」은 배고프고 힘들게 살았던 앞선 시대의 이야기다. 월사금 낼 돈이 없어 두렵고 가슴 졸아드는 셋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것은 시대는 바뀌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도 또렷하진 않지만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어떤 아픔이 그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모든 아픔은 그 너머에 성장과 변화라는 새물결을 일으킬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모든 아픔은 닮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지금의 아픔은 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강경애 (1906~1944)
강경애는 가난, 억압, 착취로 인해 고통받는 민중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1930년대 식민지 치하에서 억눌린 민중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 1930년대 대표 한국 문학가로 지칭되며, 북한문학사, 연변문학사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이룬 작가로 평가된다.
1988년 이후, 민주화 분위기 속에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책들이 대거 소개되면서 강경애도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문학 속에 흐르는 사회경제적 갈등 구도와 가난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 생존 본능에 대한 묘사는 계급의식과 더불어 인간의 근원적 문제로 까지 접근하고 있다.
특히 가부장제 사회에서 최하층 여성이 겪는 고통과 부당함에 대한 사실적 묘사는 여성문제를 부각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강경애의 대표작으로는 <인간문제>, <지하촌> 등이 있으며, 그녀는 작품을 통해 계급사회의 모순, 착취당하는 여성의 문제 나아가 근본적인 인간의 문제에 깊이 파고들며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로 우리에게 당대의 사회문제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