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다는 것은 힘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하다는 것과 비굴해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보다 있는 사람들이, 나보다 가진 사람들이 뭘 더 내어놓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공평이고,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진 사람이건, 가지지 못한 사람이건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그 마음이 있다면,
세상에 내어놓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이 그려놓은 창남이는 참 의연한 사람입니다.
가난해도 기죽지 않고, 남루해도 당당합니다.
자기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자기가 가진 것의 일부를 내놓을 줄도 아는 사람입니다.
그 어머니는 더욱 그러합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더 배 고프고 가난했던 시절에는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훨씬 잘 살고 있지만 오히려 사람들과의 마음은 더 멀어진 듯 합니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든 서로 마음 내주고 함께 할 수 있을 때 아름답고 행복해진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만년셔츠를 읽으며 다시금 사람 사는 따뜻한 세상을 꿈 꿀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방정환 (1899~1931)
방정환 선생님의 호는 소파(小波)이고 ‘작은 물결’ 이란 뜻이랍니다.
어른들의 권위가 높았던 시절, 아이들은 하찮은 존재였습니다. 모든 일들은 어른을 중심으로 결정되었고 아이들은 어른의 뜻에 따라야만 했지요. 이런 시대에 방정환 선생님은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고 아이들의 인권을 찾아주기 위해 애 쓰신 분입니다.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라는 잡지를 창간하고 그 잡지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좋은 이야기들을 엮어냅니다. ‘색동회’라는 아동문제연구 단체도 만들고 어린이날을 지정해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 섭니다.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 문화운동을 통해 아이들을 계몽시키고 아이들의 꿈을 지지해 줍니다. 방정환 선생님의 이런 노력으로 어린이 문학이 꽃 피기 시작하고 어린이의 권리가 존중받게 되었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지은 책으로는 <만년샤쓰>, <금시계>, <나비의 꿈>, <동생을 찾으러>, <칠칠단의 비밀>, <소년 삼태성>, 번역동화집 <사랑의 선물> 그 외 동요, 동시 등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